박제가 된 천재, 이상
이상은 무의식 메커니즘을 시세계에 도입하여
시상의 영토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
비상식적인 시세계로 난해한 시의 대표주자가 되었다.
"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 십 년씩 떨어지고도 마음놓고 지낼 작정이냐. 모르는 것은 내 재주도 모자랐겠지만 게을러 빠지게 놀고 만 지내던 일도 좀 뉘우쳐 봐야 아니 하느냐. 여남은 개쯤 써 보고서 시 만들 줄 안다고 잔뜩 믿고 굴러다니는 패들과는 물건이 다르다. 이천점에서 삼십점을 고르는데 땀을 흘렸다. 31년 32년 일에서 용대가리를 딱 꺼내어 놓고 하도들 야단에 배암 꼬랑지커녕 쥐꼬랑지도 못 달고 그냥 두니 서운하다. 깜박 신문이라는 답답한 조건을 잊어버린 것도 실수지만 이태준 박태원 두 형이 끔찍이도 편을 들어 준 데는 절한다."
「오감도」라는 난해시를 발표하여
당시 충격을 받은 독자들의 강력한 항의로 연재를 중단한 뒤
작성한 작자의 말의 일부이다.
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와
읽는 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띄어쓰기,
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전개 방식 등
그의 시를 어렵게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요소들이 있다.
이상이 사용했던 시어들을 랜덤 추천과
용도별로 분류해 제시함으로써
이상의 시를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.